학부모 가이드

연산은 잘하는데 문장제만 틀리는 아이, 수학적 어휘력이 원인입니다.

놀공시 2026. 9. 14. 08:56

 

단순 덧셈이나 뺄셈 식은 빠르게 풀어내면서도, 긴 글이 나오는 문장제 문제만 만나면 답답해하거나 틀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문제를 건성으로 읽는 것 같아 "문제를 제대로 읽어야지!"라고 지적해 보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데요.

문장제 문제 : 왼쪽에서 셋째에 서 있는 어린이는 누구일까요?
문장제 문제 예시

 

 

아이가 문장제 문제를 어려워하는 진짜 이유는 수학적 개념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수학 문제 속 어휘의 차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수학적 어휘력'의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들이 자주 틀리는 실제 수학 어휘 혼동 사례 5가지와 이를 집에서 바로잡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5단계 지도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들이 흔히 혼동하는 수학 어휘 5가지 실제 사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표현과 수학적 연식을 뜻하는 어휘 사이의 간극 때문에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흔히 오답을 냅니다.

 

1.  '~보다 더 많은' (비교 어휘의 혼동)

문제 예시: "철수는 사과를 5개 가지고 있습니다. 영희는 철수보다 3개 더 많습니다. 영희가 가진 사과는 몇 개일까요?"

아이의 오답: 5 - 3 = 2(개)

원인: 일상에서 "몇 개 더 많아?"라는 질문을 받으면 차이를 구하는 뺄셈 상황을 자주 접합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보다 더 많은'이라는 문구만 보고 무작정 뺄셈으로 단정 지어 버리는 오류를 범합니다.

바구니의 귤과 배를 비교하여 배는 몇개인지 푸는 문제
바구니의 귤과 배를 비교하여 배는 몇개인지 푸는 문제

 

2. '차이' (수학 용어의 낯설음)

문제 예시: "8과 5의 차이를 구하시오."

아이의 오답: "차이가 무슨 뜻이에요?"라고 묻거나 8 + 5 = 13으로 합해버림

원인: 일상생활의 '차이'는 "외모의 차이"처럼 추상적인 다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뺀 값'이라는 명확한 연산 규칙을 뜻하므로, 단어가 뺄셈 기호(-)와 즉각 매칭되지 않습니다.

9명의 승객이 탄 버스에서 3명이 내리면 남은 승객은?

 

3. '모두' 또는 '전체' (상황 파악 없는 키워드 매칭)

문제 예시: "바구니에 사과와 귤이 모두 10개 있습니다. 사과가 4개 있다면 귤은 몇 개일까요?"

아이의 오답: 10 + 4 = 14(개)

원인: '모두', '합하여' 같은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덧셈을 한다고 기계적으로 외운 결과입니다. 전체 양이 주어지고 일부를 구하는 문제(10 - 4 = 6)임에도 어휘만 보고 식을 결정해 틀리게 됩니다.

문장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중 선택
문장제 문제를 읽고 식을 만드는 과정

 

4. '남은' (문장 맥락 미이해)

문제 예시: "초콜릿이 10개 있었습니다. 동생에게 몇 개를 주었더니 4개가 남았습니다. 동생에게 준 초콜릿은 몇 개일까요?"

아이의 오답: 10 + 4 = 14(개) 또는 식을 세우지 못하고 헤맴

원인: 보통 '남은'은 뺄셈의 결과(차)를 의미하지만, 이 문제는 준 양(빼는 수)을 역으로 구해야 하므로 단어 하나만 보고 수식을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문장제 문제를 읽고 식을 만드는 과정
70개 (+,-) 50개 = ? 문제, 기호를 선택하여 식 만들기

 

5. '각각' (곱셈/분배 어휘의 생소함)

문제 예시: "상자 3개에 사과가 각각 4개씩 들어 있습니다. 사과는 모두 몇 개일까요?"

아이의 오답: 3 + 4 = 7(개)

원인: '각각'이 '하나하나마다 동일한 수량'이 들어있음을 뜻하는 조건 어휘임을 모르면, 묶음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눈에 보이는 숫자만 더하게 됩니다.

 

수학 어휘력을 키우는 5가지 실천 지도법

그렇다면 이러한 어휘 부족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집에서 실행할 수 있는 5가지 구체적인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1단계 : 수학 어휘 사전 만들기 (단어-연산 기호 연결)

노트 한 장을 4등분(+, -, ×, ÷)하여 문장제에 자주 나오는 키워드를 아이와 정리해 보세요.

① 덧셈(+): 모두, 합하여, ~보다 더 많은, 합계

② 뺄셈(-): 차이, 남은, ~보다 더 적은, 먹고 남은

③ 곱셈(×): 각각, ~씩, 묶음, 몇 배

④ 나눗셈(÷): 똑같이 나누어, 한 명당

어휘 카드를 펼쳐두고 이것이 덧셈(+) 카드인지 뺄셈(-) 카드인지 분류하는 분류 놀이를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각 기호의 키워드를 기록해서 정리
각 기호의 키워드를 기록해서 정리

 

2단계 : 구체물과 실생활 놀이로 경험하기

텍스트로만 접하면 추상적이므로 직접 보고 만지는 경험을 선행해 주세요.

구체물 비교: "사과 5개와 귤 3개의 차이는 얼마일까?"라고 묻고, 1:1로 짝을 지은 뒤 남는 2개가 '차이'임을 눈으로 확인시킵니다.

수량 놀이: "엄마가 블록 3개를 줄 테니, OO이는 엄마보다 2개 더 많게 가져가 볼까?"처럼 직접 동작으로 연산을 구현해 보게 합니다.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로 차이 알아보기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로 차이 알아보기

 

3단계 : 문제 읽기 습관 교정 (끊어 읽기 & 기호 표시)

구절 단위 끊어 읽기(/): 의미 단위로 문장에 사선을 그어가며 읽게 합니다.

기호 표시하기: '차이', '각각' 같은 핵심 키워드에는 동그라미, 주어진 조건(힌트)에는 밑줄, 구해야 하는 질문(목적)에는 물음표(?)를 치는 습관을 들여주세요.

연필로 끊어읽기 표시면서 읽기
연필로 끊어읽기 표시면서 읽기

 

4단계 : 문장을 그림이나 선분도로 바꾸기 (시각화)

어휘를 수식으로 바꾸기 전, 중간 단계인 '그림 표현'을 거쳐야 합니다. "철수 5개, 영희는 철수보다 2개 더 많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 철수의 동그라미 5개와 영희의 동그라미 (5개 + 2개)를 직접 그려보게 하면 수량 관계가 한눈에 파악됩니다.

문제를 보고 그림으로 표시하며 문제 풀기
문제를 보고 그림으로 표시하며 문제 풀기

 

5단계 : 아이가 부모에게 말로 설명하기 (역발상 지도)

"이 문제에서 '차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왜 뺄셈을 해야 할까?"라고 질문했더니 "두개가 얼마나 다르냐는 거잖아? 같은걸 지우고 남은게 차이야. 그러니까 뻬야지"라고 답을 한다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한 거지요? 아이가 설명을 잘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 식이 나왔는지 이유를 설명해 줄래?"와 같은 질문에 "처음에 10개 있었는데 동생한테 4개를 줬으면 4개가 없어진거잖아? 10에서 4를 뺴야지" 와 같이

 

아이가 자신의 언어로 단어의 의미와 풀이 이유를 말로 설명할 때 수학적 어휘력은 완전한 자기 것이 되는 것입니다.

 

 

문해력이 쌓여야 수학 자신감이 살아납니다.

연산 속도만 빠르다고 해서 초등 수학을 잘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문장제 문제는 단순히 수학적 계산 능력을 넘어, 글을 수학의 언어로 번역하는 어휘력과 해석 능력을 동시에 요구합니다.

 

문제를 많이 풀게 하기보다 하루 1~2문제라도 어휘의 의미를 정확히 짚어보고, 그림과 구체물로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어휘의 장벽이 낮아질 때 아이의 수학 자신감도 비로소 크게 자라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