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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게임

체스 초보 전략, 아이의 첫 대국에서 무엇부터 생각해야 할까?

by 놀공시 2026. 10. 27.

체스의 시작에서는 기물을 한꺼번에 공격에 보내기보다, 여러 기물이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스판 중앙을 살피고 나이트와 비숍을 꺼내며 킹의 안전을 함께 생각해 보세요.


아이에게는 정해진 순서를 외우게 하기보다 “왜 이 말을 움직이려고 했니?”라고 물으며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스 백기불 배치 이미지

 

지난 글에서는 체크와 체크메이트를 살펴보았습니다. 킹이 공격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체크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았지요. 이제 기물의 움직임과 게임이 끝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면, 직접 대국을 시작해 볼 차례입니다.

 

그런데 처음 체스를 두는 아이는 막상 자기 차례가 되면 어느 말을 움직여야 할지 몰라 한참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반대로 좋아하는 퀸이나 나이트만 계속 움직이다가 다른 기물을 잡히기도 하지요. 오늘은 아이가 첫 대국을 조금 더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체스 초보자가 알아두면 좋은 네 가지 생각 순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체스의 시작, 말을 움직이기 전에 무엇을 볼까?


체스에서는 자신의 차례가 오면 한 번에 기물 하나를 움직입니다. 폰을 앞으로 보낼 수도 있고, 나이트를 꺼낼 수도 있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말이 여러 개이다 보니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는 “무엇을 움직이지?”라는 질문부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지도자가 매번 “이걸 여기로 옮겨”라고 알려주면 아이는 게임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다음 차례에도 어른의 답을 기다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좋은 수를 찾는 것보다 체스판을 살피고 스스로 움직임을 고르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자신의 차례를 시작할 때는 다음 세 가지를 차례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상대가 방금 움직인 말은 무엇인가요?
  • 그 말이 내 킹이나 다른 기물을 공격하고 있나요?
  • 내가 움직일 말은 어디로 갈 수 있나요?

예를 들어 상대의 비숍이 긴 대각선을 따라 내 룩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아이가 퀸을 움직이는 데만 집중한다면 룩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놓칠 수 있습니다. “어떤 말을 움직일까?”라고 묻기 전에 “방금 움직인 비숍이 어디를 보고 있을까?”라고 질문하면 상대의 움직임부터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킹이 체크를 받고 있다면 다른 계획보다 먼저 체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킹을 안전한 칸으로 옮기거나, 공격하는 말을 잡거나, 가능한 경우 공격하는 말과 킹 사이에 자기 기물을 놓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어떤 방법을 쓸 수 있는지는 체스판의 배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처음부터 세 가지 질문을 빠짐없이 혼자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한 게임 동안 첫 번째 질문만 연습해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상대의 마지막 움직임을 찾아냈다면 “상대가 움직인 말을 잘 봤네. 이제 그 말이 어디로 갈 수 있는지도 살펴볼까?”라고 한 단계씩 이어가 보세요.

 

 

체스판 중앙을 살피고 여러 기물을 꺼내요


체스 대국의 시작 부분을 오프닝이라고 부릅니다. 오프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초보자가 처음부터 복잡한 수순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중앙을 살피고, 뒤에 있는 기물들이 움직일 길을 만드는 것부터 경험해 보면 됩니다.

 

체스판의 한가운데에는 d4, e4, d5, e5 네 칸이 있습니다. 이 칸을 차지하거나 자신의 기물로 지켜보는 것을 ‘중앙을 살핀다’ 또는 ‘중앙을 통제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앙 근처에 있는 기물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게임을 이어갈 때 활용하기 편합니다.

 

체스판 중앙 4칸
체스판의 중앙 4칸

 

 

예를 들어 처음 배치에서 백의 e2 폰을 e4로 두 칸 전진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폰이 중앙 칸에 놓이고, e2 폰 뒤에 가려져 있던 백 비숍의 대각선 길도 열립니다. 다음 차례부터는 상대의 움직임을 살피며 나이트나 비숍을 꺼낼 기회가 생깁니다.

 

폰을 움직여 비숍의 길 열기
폰을 움직여 비숍의 길 열기

 

여기서 기물을 전개한다는 말은 처음 자리에 있던 기물을 게임에 참여하기 좋은 위치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보통 나이트와 비숍을 적절한 칸으로 꺼내면서 다른 기물과 함께 움직일 준비를 합니다. 중앙을 살피는 것과 기물을 전개하는 것은 체스 입문에서 자주 소개하는 시작 원칙입니다.

 

아이와 다음처럼 비교해 보세요.

  • 나이트 하나만 여러 번 움직이기: 나이트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다른 기물은 처음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 나이트와 비숍을 차례로 꺼내기: 서로 다른 기물이 움직일 준비를 하며 더 많은 칸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미 꺼낸 말을 다시 움직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상대에게 공격받고 있거나 중요한 말을 지켜야 한다면 같은 기물을 연속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한 번 움직인 말은 다시 움직이면 안 된다”는 규칙으로 가르치기보다,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아직 나오지 않은 말도 살펴보자고 안내해 주세요.

 

집에서는 5분 정도 체스판을 놓고 “처음 자리에서 움직일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를 찾아보는 놀이를 해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폰과 나이트를 살펴보고, 폰을 움직인 다음에는 비숍과 퀸의 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세요. 말이 움직일 수 있는 길을 눈으로 확인하면 ‘기물을 꺼낸다’는 표현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킹은 안전하게, 퀸은 서두르지 않아요


체스에서 킹은 다른 말처럼 잡히고 게임이 계속되는 기물이 아닙니다. 킹이 체크를 받았는데 어떤 방법으로도 벗어날 수 없는 체크메이트가 되면 게임이 끝납니다. 그래서 공격할 기회만 찾는 것과 함께 내 킹이 안전한지도 살펴야 합니다.

 

처음 대국을 시작한 아이들은 킹 앞의 폰을 모두 움직이면 길이 넓어져 좋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킹 앞의 칸이 많이 열리면 상대 기물이 그쪽으로 들어와 공격하기 쉬워질 수도 있습니다. 폰을 움직일 때는 “이 폰이 비켜나면 뒤에 있는 킹 주변은 어떻게 될까?” 하고 함께 확인해 보세요.

 

킹의 안전을 생각할 때 알아둘 특별한 움직임이 캐슬링입니다. 캐슬링은 한 차례에 킹과 룩을 함께 움직이는 방법으로, 킹을 가운데에서 옆으로 옮기면서 룩도 게임에 참여하기 좋은 쪽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백이 킹 쪽으로 캐슬링하면 킹은 e1에서 g1으로, 룩은 h1에서 f1으로 이동합니다.

킹 캐슬링 전과 후
킹 캐슬링 전과 후

 

다만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킹과 캐슬링에 사용하는 룩이 이전에 움직인 적이 없어야 합니다.
  • 킹과 그 룩 사이에 다른 기물이 없어야 합니다.
  • 킹이 현재 체크를 받고 있으면 안 됩니다.
  • 킹이 지나가는 칸과 도착하는 칸이 상대에게 공격받고 있으면 안 됩니다.

킹이 체크를 피하려고 움직였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더라도 캐슬링할 수 없습니다. 반면 룩이 지나가는 칸이 공격받는 것만으로 캐슬링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체스판에 직접 기물을 놓고 킹이 출발하는 칸, 지나가는 칸, 도착하는 칸을 하나씩 짚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퀸에 대해서도 한 가지 생각할 점이 있습니다. 퀸은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멀리 움직일 수 있어 처음부터 앞으로 내보내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멀리 나간 퀸이 상대 기물에게 공격받으면 퀸을 피하느라 다른 기물을 꺼낼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퀸을 일찍 움직이는 것이 규칙 위반은 아닙니다. 다만 움직이기 전에 “이 칸으로 가면 상대가 내 퀸을 공격할 수 있을까?”, “퀸을 도와줄 내 기물은 어디에 있을까?”를 함께 살펴보세요. 킹을 지키고 여러 기물이 함께 움직이는 경험이 쌓이면 퀸을 언제 활용할지도 조금씩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 수를 두기 전, 아이와 함께 확인하는 방법


기물을 움직일 수 있는 칸을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손을 놓기보다, 그 칸에 도착한 뒤 어떤 일이 생길지 잠깐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는 “잘 생각해 봐”라는 말보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편이 쉽습니다.

 

다음 표는 아이가 자기 차례에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확인표입니다.

확인할 것 아이에게 건넬 질문 살펴볼 내용
상대의 움직임 "방금 어떤 말이 움직였니?" 상대가 새롭게 경격하는 칸이나 기물이 있는지
내 킹의 안전 "내 킹이 체크를 받고 있니?" 체크라면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움직일 말 "어떤 말을 움직이고 싶니?" 그 말이 규칙에 맞게 갈 수 있는 칸이 어디인지
도착할 칸 "그 칸으로 가면 상대의 말을 게 잡힐지 않을까?" 도착할 칸을 공격하는 상대 기물이 있는지
움직인 뒤 "이 말이 떠나면 뒤에 남은 말은 괜찮을까?" 원래 기물이 막고 있거나 지키던 곳이 있는지

 

예를 들어 아이가 나이트로 상대의 폰을 잡으려고 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나이트가 그 폰이 있는 칸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폰을 잡고 나면 상대의 어떤 말이 나이트를 잡을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세요. 상대의 비숍이 그 칸을 바라보고 있다면, 아이는 폰을 잡은 뒤 나이트가 공격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이트가 이동할 칸 살펴보기
나이트가 이동할 칸 살펴보기

 

 

그렇다고 공격받는 칸에는 절대 가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의 폰을 잡은 뒤 내 기물로 다시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있고,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경우를 분석하기보다 내가 움직인 다음 상대에게도 차례가 온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출발입니다.

 

아이의 생각을 듣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진행해 보세요.

  1. 아이에게 움직이고 싶은 기물을 하나 고르게 합니다.
  2. 그 기물이 갈 수 있는 칸을 손가락으로 짚어보게 합니다.
  3. 고른 칸에 상대 기물이 공격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4. 아이가 왜 그 움직임을 선택했는지 자신의 말로 설명하게 합니다.
  5. 필요할 때만 “이 말이 떠나면 뒤에 있는 룩은 어떨까?”처럼 짧은 힌트를 줍니다.

대국이 끝난 뒤에는 잘못 둔 수를 모두 찾아내기보다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다시 놓아보세요. “이때 어떤 생각으로 나이트를 움직였니?”, “다른 칸으로도 갈 수 있었을까?”처럼 물으면 아이가 자신의 선택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대국에서 한 가지를 발견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체스의 첫 전략은 어려운 수를 외우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무엇을 했는지 살피고, 내 기물을 여러 개 꺼내고, 킹과 도착할 칸의 안전을 확인하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고른 한 수의 이유를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세요. 그 시간이 쌓이면 체스판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도 조금씩 넓어질 것입니다.